내 지인은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만, 집을 사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집값이 오르는 것을 봤기 때문에, 도저히 이 돈을 주고 집을 사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전세를 옮기는 시점에도(2년전), 그 전에 전세를 옮길때도(4년전) 집을 굳이 사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한다.
그 분들은 이사를 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이사를 한번 할 때에,
너무너무 신경이 쓰여서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기 때문에
최대한 이사를 다니고 싶지 않다.
나같이 안정적인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집을 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난 운 좋게 집값이 엄청 오르기 전에 매매를 할 수 있었지만,
만약 집값이 오르고 난 뒤에 매매를 했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언제든 YES일 것이다.
아마, 경제상황에 따라서 조금 더 외곽쪽으로 집을 구했을 수도 있고
더 작은 평수로 구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집값이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할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
그렇지만 집값이 그렇게 폭락을 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우리 부부의 생각이다.
신문에서 연일 집값이 폭락했다고 해서 살펴보면,
겨우 -0.05%떨어진 걸로 폭락했다고 표현한다.
세종시의 집값도 엄청 폭락했다고 난린데, 6억 오르고 1억 떨어진 것을 폭락으로 쳐줘야 할지는 미지수이다..
IMF나 금융위기가 온다면 정말 폭락할 수 있지만,
그런 위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집을 사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괴로울 것 같다.
(물론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심적 여유를 가진 사람이라면 상관없을 듯 하다.)
일단 내가 사는 지역의 주위를 살펴보면,
주택 구매자는 대부분 실거주자이다.
즉, 여차하면 안팔면 그만인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집값이 크게 떨어질 일도 많지 않다는 얘기고,
또 바꿔 말하면 투기수요가 적어서 집값이 또 크게 오를 일도 없을 것이다.
(강남같은 1급지는 또 다른 상황일 것이지만, 난 잘 모르고 살 돈도 없으니 Pass~!)
일단 나는 실거주 주택 한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내가 내 집을 갖고 있으면, 내 생활에 변동성이 적다.
물론 정말 돈을 굴리고 싶다면,
깔고 있지 말고 그걸 전세나 월세를 주고 나는 더 안좋은 주거환경에서 살면 돈은 벌 수 있겠지만,
인생이란 것이 언제나 목적만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살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맘이 편한 것도 중요하다.
내가 얼마나 살지 스스로 정할 수 있고,
보수할 곳이 있으면 기꺼이 내 돈 들여 보수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안정적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2년 혹은 4년마다 주인과 함께 협상하고, 다른 이사다닐 집을 물색하고 이런 일이
나같은 사람에게는 매번 스트레스다.
또, 에어컨이 고장났거나 벽에 곰팡이가 피었거나, 변기에 금이 갔거나
(모두 내 지인들이 전세 사는 집에 일어났던 문제들이다)
이런 상황들이 생겼을때,
집주인의 눈치를 보면서 수리를 요청하게 되거나,
그냥 내돈으로 수리하지만 기분이 나쁜 경험을 할 필요가 없다.
내 집은 내가 가꿀수록, 더욱 정이 가게 마련이지만,
내집이 아닌 경우는 내가 가꿀수록 아까운 기분이 들게 된다.
2. 내가 다른 투자를 장기적으로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나같은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고 소심한 사람들에 한해서다.)
아직 돈그릇이 크지 않은 나같은 사람들은,
주식,비트코인,채권,금 등 다른 투자처에 대출을 땡겨서 투자하거나
급하락시에도 계속 투자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
또 하나의 투자처에 억대의 금액을 투자했다가는 잠도 못잘 것이다.
그런데, 주택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투자와 장기 투자,그리고 거액의 투자가 가능하다.
안정적으로 저금리의 장기적인 대출 상품을 끼고 투자할 수 있다.
일단 집을 사고 나면, 그때부터 매달 생활비쓰고 대출갚고 남은 돈은 아주 여유 있는 여윳돈이 된다.
당장 급할 것이 없으므로,
내가 이것을 비트코인을 하든 주식을 하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내가 집을 구매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청약에 당첨됐거나, 급매물이 나왔거나 하면
기존 투자상품이 손해더라도 돈을 급하게 빼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물론 끝까지 집을 사지 않을 것이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내 지인은 집을 구매할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돈을 잃을까 두려워 다른 투자처에도 크게 투자를 못하고 있다.
(나머지 현금들은 그냥 예금통장에 몇년간 예치되어 있다.)
보통의 일반인들은 집이 아닌 다른 투자처에 큰 금액을 굴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주식을 아주 잘한다거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굴리는 사람들도 안정적인 자기 집 한채는 다 구매한다.
3. 보통은 적어도 본전은 간다.
우리남편이 10년전에 투자했던 주식은 아직도 기존 고점에 다다르지 못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집값은 기본적으로 우상향 했다.
짜장면이 500원에서 6000원이 되는 동안,
집값도 기본적인 인플레이션 방어는 할 수 있을 정도로 올랐다.
지방에 있는 우리 부모님 댁은 20년동안 3천만원 밖에 안 올랐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그게 크게 아깝지 않다고 한다.
내가 이 집에서 남편 직장 잘 다니고 은퇴하고,
아이 둘다 잘 키워냈으니 이집에 충분히 고맙다고 한다.
크게 보면, 이 집은 적어도 본전치기는 한것이다.
집은 그 자체로 사용가치가 있기 때문에,
내가 그 동안 이 집에 살면서 냈어야 했을 사용료를 생각하면
왠만해서는 내가 손해를 보기는 쉽지 않다.
(월세로 계산해보면 알 수 있다.)
4. 최후의 보루가 된다.
진짜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남편이 회사에서 잘리거나, 우리가족 중에 누군가에게 돈이 아주 많이 들어가게 되거나,
만약 우리 아이 혼자 세상에 남겨지거나..
"집 팔지 뭐~" 하는 마인드가 생긴다.
물론 그런상황이 오면 안되겠지만,
정말 최악 최악의 경우가 온다해도, 내 집은 내가 기댈 수 있는 담보가 된다.
이게 정말 심적으로 든든하다.
5. 그리고 이건 좀 소소한 이유인데,
주택을 살 때는 대부분 내 인생에 가장 큰 대출을 받게 된다.
그게 좋은 점도 있다.(응??)
보통의 사람들은 은행에서 그렇게 큰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한달에 원리금과 이자가 합쳐져서 큰돈이 매달 빠져나가게 되면,
내 자산현황을 점검해보고 사치를 줄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저축(원리금 상환)과 생활비를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저축습관이 몸에 배면 저절로 종잣돈이 모이고,
그것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지금 난 그렇게 하고 있다.)
처음에는 월급이 줄어든 효과가 나고, 돈이 잘 안모이는 것 같은 착각을 하지만
몇년동안 생활습관을 고치면서 노력하다보면, 어느순간 자산이 늘어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매달 가계부를 점검하면서, 전체 자산현황을 체크하는데
조금씩 늘어가는 자산현황을 보는 재미가 있다.
거기다 집값 상승은 덤이다.
어차피 돈도 없다 생각되면, 나라면 멀리보고 갭투자나 재개발의 낙후지역이라도 집을 샀을 것 같다.
그만큼 내 집이 있다는 것이 내게 큰 행복을 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고, 소소한 행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렇긴 하다.
물론 지금까지 집값 오른것 처럼 더 집값이 오를 것 같진 않다.
지금 나도 더 좋은 학군지로 이사가고 싶지만,
대출여력이나 우리 자금상황을 봤을때 그건 무리다 싶다.
똘똘한 한채라고 말들은 하지만, 똘똘한 한채도 이제 좀 시들시들 해졌을때 되지 않았을까?
여기서 더 무리해서 상급지로 올라가는 건 참아야 할 때인 것 같다.
그저 매일 아침 감사기도를 할 때,
내가 내 집이 있음에 감사하고, 이 집에서 우리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집은 자꾸 가꾸고 정을 주고, 우리 가족의 추억이 배일 수록 더욱 아름답다.
아마 이 집에서 오래오래 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애가 너무너무 공부를 잘해서, 학군지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오거나
남편이 회사를 옮겨야 한다면 다시 진지하게 이사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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