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교육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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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마마 Life/Diary

아이의 교육비용

by 썬마마 2020.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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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나한테 썼던 학원비로 그 당시 삼성전자 주식을 사놓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 하는 공상이다.

물론, 부모님의 세대에서는 자식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고, 

그들을 위해 혹은 그들 자식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 사교육 덕분이라고 확신할 수 없지만,어쨌든 나는 좋은 대학교를 다니고 좋은 직장을 갈 수 있었고,

남들보다 엄청 나아가진 않지만 그렇게 부족할 건 없는 생활을 살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육아 방법이 써니가 커가는 세상에도 적합한 인재로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걸까?

 

지인의 아이들은 이미 만 두살쯤부터 사교육을 시작한다.

각종 문화센터, 방문수업, 체육센터, 놀이학교, 영어유치원.

기관은 안다녀도 각종 책브랜드에 멤버십 가입을 해서

몇 백만원어치의 책 혹은 교구를 세팅하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선생님이 오셔서 노는 법을 가르치시거나 책 읽는 법을 가르쳐주신다. 

절대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아이 6개월때부터 아이의 오감발달에 좋다는 문화센터 수업을 등록하여

수업 시작하자마자 오늘 쓸 장난감을 소독티슈로 닦고 있단 어미였으니...

 

솔직히 돈 있으면 시키면 좋지...

수많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돈을 들여 만든 프로그램들이니 얼마나 좋을까?

하나밖에 없는 딸래미, 나도 잘 키워보고자 이것도 기웃거려보고 저것도 기웃거려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었다.

 

써니 나이 세살.

주위에서 보면 한국나이 다섯살부터 진정한 사교육이 시작된다.

일단 다섯살이면 유치원을 보낼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의 유치원 한달 50만원, 영어유치원 120만원.

초등학교는 학군 좋은 명문 초등학교를 보낼지,

사립초등학교를 보낼지.(사립초등학교 한달 100만원, 그 외 필요 비용 별도)

 

난 "그런거 다 필요없어~"라고 인상 찌푸리는 썬파파랑 생각은 다르다.

솔직히 그런 기관 보내면 좋지!

아무래도 부모가 신경써서 돈과 에너지와 시간을 들여서 키운 아이들과 같은 집단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게 써니 인생에도 좋지 않겠어?

친구 관계가 사람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데..

그리고 어쨌든 돈을 더 들였으니

조금이라도 더 경쟁력 있고 아이들에게 신경쓰는 선생님들이 있는 기관이 더 좋지 않겠냔 말이다.

물론 저렴하거나 무료인 기관의 교사진이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월급 더 빵빵하게 받고, 근무환경이 더 좋다면 같은 교사라도

아이들에게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도 비싼 사립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사회의 윗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잖아.

자기들끼리 인맥도 탄탄하고 말이지.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돈이 아예 없지는 않다.

솔직히 하나밖에 없는 딸 좋은 기관에 보내주지 못할 정도로 돈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 아이에게 돈을 써버리면, 나중에 큰 돈을 모으지 못한다.

돈이라는 것이 나중에 쓸 수 있는 기회 대신 지금 써버리면 없어지는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개념이 아닌가?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아이들이 커서 좋은 직장을 가지고 돈을 많이 벌면

어느정도 본인들에게 그 돈이 되돌아 올것이라 생각했기에

아이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

(결과적으로는 그것마저 틀린 예측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아직도 우리에게 돈을 쓰고 계신다.

그리고 내 남동생과 나는 스스로 살아남기에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리고 아이가 돈을 벌면, 본인들이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결혼하고 집도 사고 평범하게 살 줄 아셨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사람과

어느정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오는 사람은 삶의 결이 달라져 버린다.

 

같은 대학을 나왔더라도,

각종 알바를 전전하며 학자금 대출을 받아 등록비를 마련한 사람과

부모님의 지원하에 정말 다양한 학습탐사, 해외봉사, 각종 여행, 동아리 생활 등을 하며 

즐기는 대학생활을 한 사람은 마음의 모양마저 달라져 버린다.

 

과연 요즘 우리가 좋은 기업이라고 하는 혁신기업들에서는 어떤 인재를 더 선호할까?

나는 다양한 경험을 한 후자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고 정말 부모가 어릴때부터 제대로 인성교육을 해서 키웠다면,

아이가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부모님에게 인생을 기대지 않는다.

본인의 경험에 부모님이 돈을 대줬다고,

앞으로 모든 살아갈 일에 대해서 부모님이 해주시겠지 하고 기대하는 일은

돈을 대줘서가 아니라 그냥 아이를 잘못 키운거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말은..

지금은 돈을 모을 때인 것 같다.

 

놀이식으로 영어로 놀아줘서 아이가 영어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생활속에서 영어가 사부작사부작 스며들게 해준다는 그 영어유치원..

나도 보내고 싶다...

아이의 공감각 능력을 높여주는 가베,몬테소리..

나도 사주고 싶다.

공감각 능력 떨어져서, 각종 대기업 입사 시험때 시험지 옆으로 돌려보던 나로서는...

공감각 능력 기르는게 절실하다.

하지만, 추후에 아이가 진짜 필요할 때 돈으로 아이를 밀어주기 위해서는 지금 돈을 아껴야 한다.

돈이 적당하게 있는 사람은 항상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난 오늘도 엄마표 영어를 하기 위해, 아이가 놀 때 영어DVD를 틀어놓고

중고책을 무지막지 하게 들여 아이가 잘 때 소독티슈로 죄다 닦아서 말리고 있다.

지금 아낀 돈이 나중에 너에게 더 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달에 120만원, 적어도 50만원씩

다른 아이들 사교육에 들어가는 정도 금액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사줄 생각이다.

적당한 금액이 되면 증여 신고도 미리 다 해놓을 것이다.

그러면 주식을 산 기업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10년 후, 20년 후 그 돈을 많이 불려놨을 때도

그 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그 돈과 나의 이 노력들이 너에게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도록,

아직은 엄마표로 좀 더 버텨보자.

목이 터져라 책 읽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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