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여행이 과연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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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마마 Life/Diary

아이와의 여행이 과연 필요할까?

by 썬마마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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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짠테크에 빠졌을 때는, 여행이 부질없다고 생각했다.

결혼하기 전에는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목적도 꽤 컸기에 지금은 그런 목적의 여행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어딜 갔다오면 너무 힘들었다.

그냥 장소만 바뀌었을 뿐, 어딜가든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는 육아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필요한 육아물품들도 없고 환경의 변화때문에 더욱 예민해진 아이 떄문에 

일상보다 힘든 육아를 하는 날이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아이가 이제 만5살이 되어가니, 장소가 변화하면 아이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단 아이와의 대화가 달라진다.

또 나나 남편 역시 아이의 말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고, 경청하게 된다.

왜 그런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평소와는 다른 환경이 우리를 더 열린 마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

요즘은 아이와 저녁에 산책을 꼭 하는데, (애 좀 일찍 재워보려고..)

추운 바람을 얼굴로 맞으며 걷다 보면 아이는 별의별 얘기를 다 한다.

 

평소에는 어린이집 다녀오면 오늘 뭐했냐는 물음에 오늘 특징적인 사건이나 안좋은 사건 한두개만 서술식으로 얘기하고 더이상의 얘기가 진행이 안된다.

그렇지만 같이 걷다보면, 주저리주저리 그 조그만 입이 쉬질 않는다.

그러다 보면 내 가치관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해주게 되고, 아이도 자연스럽게 내 얘기를 귀담아 듣는다.

이래서 아이 키울 때는 대화를 많이 하라고 하나보다.

 

그런데 집에서는 그렇게 대화가 길게 이어지기 힘들다.

보통 서술형으로 오늘 있었던 일을 열거하고, 그에 대해 리액션해주고 이정도?

그런데 밖에 나가면 그게 된다.

또 아예 일상과 다른 곳에 가게 되면, 그곳에서 보이는 것들과 들리는 것들, 느끼는 것들에 대해 자연스레 새로운 대화거리가 생긴다.

그러면서 나 역시 평소에 얘기할 일 없었던 나의 생각들에 대해서 아이와 얘기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여행의 장점은 이런 대화뿐 아니라 또 있다.

예민한 아이가 본인의 예민한 감정을 외부로 돌려서 본인 스스로도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짜증을 덜낸다.

하루종일 집에 있는 휴일날은 아이가 저녁쯤이면 아주 사소한 것으로 짜증을 엄청낸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분명히 피곤할만 한데도 짜증이 적고,

진짜 너무 피곤해버리면 그냥 잠이 들어버린다.(평소엔 집에서 졸리면 잠투정때문에 계속 짜증내고 운다.)

나가면 부모에게 의지해야하기 때문에 삐지는 일도 극도로 적어지고,

밥을 아무거나 잘 먹는건 덤이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아이가 더 예뻐보인다.

나 역시 기분전환이 되서 짜증이 덜 나는 것도 덤이다.

 

앞으로는 굳이 비싼 돈을 들인 호캉스가 아니어도, 비행기를 타는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아이와 소소하게 여행을 해볼까 한다.

이번달 말에도 아이의 봄방학을 맞이해서 유치원 가기전에 둘이서만 1박2일 여행을 가려고 한다.

월요일이라 숙소의 가격이 아주 저렴해서 돈도 많이 쓸 것 같지 않다.

강릉을 갈 건데, 그 전에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에 대해서 공부하고 갈것이다.

아마 올해는 아이와 여러 답사여행을 진행해볼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결혼 하기전에 내 여행의 1전성기였다면,

이제는 아이와 함께 하는 내 여행의 2전성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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