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뱀파이어 이웃집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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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마마 Life/Diary

에너지 뱀파이어 이웃집 남자

by 썬마마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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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친해서 자주 만나는 이웃집 남편의 말이 요즘 계속 거슬리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우리 아이에 대한 평가를 계속 해대길래, 

단호하게 한번 말했더니 한동안 조심했는데..

요즘은 남편이 다니는 회사나 조건 따위를 은근스레 폄하한다.
내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가 싶었는데, 남편 역시 어슴푸레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대화A

이웃: 대기업에서 차장정도 달면 억대연봉은 받아요?
남편: 억대연봉은 받죠~근데 뭐 세금 다 떼고나면 생각보단 실수령액은 적더라구요.
이웃: 너무 불쌍하지 않아요? 그렇게 회사에 몸바쳐 일해서 그 나이 되서 그 돈 받는거? 

 

어? 이거 뭐지?
뭐 사업하는 사람이니 그런생각을 할 수 있지만, 왜 직장인 앞에서 저런 얘길 하는걸까?
난 지금 남편의 연봉에 충분히 만족하며 사는데, 

저 얘길 듣자마자 억대연봉도 못받고 퇴사 계획도 없는 우리는 불쌍한 존재같이 느껴졌다.
뭐 여기까지야 평소 본인이 생각하는 생각이 장소 구별못하고 튀어나왔다고 최대한 봐주려고 했다. 

 

대화B
나 : 남편이 이번에 두 달 정도 이라크에 있는 현장으로 출장갈수 있대요~
이웃 : 두 달이 2년되고 20년되고 그런거죠~
나: 뭐 일단 출장이랑 파견은 다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적긴하지만, 만약 파견 나가게 되면 저희도 짐싸서 다같이 가는거죠~
이웃: 그러면 애가 적응못하면 어떡해요?
나: 우리 써니는 적응 잘할거에요. 그리고 일부로 외국나가서 사는 사람도 많잖아요.이런 기회 아니면 우리가 언제 중동 나가서 살겠어요.
이웃: 그러다 죽으면 어쩌려고?
(여기서 짜증이 확 났는데..다시 생각해도 아무리 장난으로 쳐준다해도 과했다 싶다)
나: 죽으면 어쩔수없죠.솔직히 한국에 있어도 북한이 핵 쏠 수도 있는 거잖아요.외국사람들은 한국도 전쟁터인줄 알아요.

 


그냥 이라크 위험한곳 아니에요? 정도 했으면 나쁘지 않았을걸..

이건 걱정도 아니고, 위로도 아니고, 장난도 아니고 그냥 깎아내리려고 하는 말 밖에 안된다.
(내전지역도 아니고, 사막한가운데 한국 기업이 나라지원받아 공장짓는곳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가 우리의 상황에 대해 시샘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본인은 인터넷기반 사업을 하는데 (실제로 대출브로커 같은 사업) 현금흐름이 있긴하지만 얼마가 들어오는지 얼마가 지출되는지 파악못한다.

딱히 사회에 내세울 만한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 집을 사지못했지만 언제든 집을 살수 있는 돈이 있다고 한다. 

나도 그가 얼마 버는지는 모르겠지만, 연봉 억대를 우습게 말하는 거 보면 현금흐름이 적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본인들이 집을 거액의 돈을 주고 사면 그동안 소득 신고가 다 되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얘기한 적도 있었다. 내야 될 세금을 안 내는 것이 자랑할 거리는 아니지 않는가?)  

내가 짠테크를 해서 식비를 아끼면, 

그거 아껴봤자 얼마나 되냐고 폄하하기 일수였고, 

대기업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왜 그렇게 노예처럼  일하냐는 식으로도 자주 말한다.
(본인은 고졸출신인데, 학교공부는 쓸데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대나와서 한전다니는 큰 누나와 대치동 학원가를 나와 성균관대 나온 조카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 

8살이 막 된 그의 딸은 국,영,수 빠짐없이 학원을 다니는 중이다) 

그에 반해 나와 우리 남편은 착실히 공부해서 소위 남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회사를 다녔고,

착실히 돈을 모아 집 한 채사고, 집밥해먹고 호캉스 안가고 지출 통제해서

종잣돈 모아 몇십만원 몇백만원 귀하게 여기고 살고 있다.


근데 이 에너지 뱀파이어 얘길 듣고 있다보면 우리가 너무 미련하게 살고 있는것 같게 느껴진다.

본인이 읽은 몇 안 되는 책에 따르면 소비를 통제하지말고 그에 따라 수입을 늘려야한다고 얘기한다. 

나 그 책도 다 읽어봤다.
그리고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선 지출통제를 어느 정도 하고 나면 수입을 늘릴 방법을 찾는게 맞다.

하지만 일단 현실적으로는 지출통제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분이 수입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뭔가 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난 최근에 아이와 같이 한 추억들을 유튜브로 편집해서 올리고 있다.
그 이웃은 내 유튜브를 보더니 진짜 5분 내내 스킵만 계속해대드니 지적질만 하드라.

(편집자 앞에서 스킵은 좀 아니지 않나??)

 

내가 이게 잘되서 수익창출도 되면 좋죠~라고 하니,
"이걸로 수익창출 하게요? 이런거론 수익창출 못해요. 사람들이 원하는거로 수익이 창출되죠."
이게 유튜브 시작한 사람에게 할 소린가 싶다.

누가 너한테 평가해달라고 보여줬니? 

 

난 일단 실행이란 걸 했고, 수익이 창출되지 않더라도 아이와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는데 큰 의의를 두었다.

그런데 이 말을 듣자 마자, 나의 노력이 폄하 되는 느낌과 소중히 만든 영상마저 짓밟긴 기분이 들었다.

 

그러는 그는?

그렇게 본인이 말하는 완벽한 편집과, 완벽한 컨텐츠를 찾기 위해 오늘도 남들의 유튜브를 까면서 언젠간 시작해야지 하는 망상만 하고있다.

(엉망인 영상을 올려놨어도, 지금 유튜브를 하나라도 올려본 사람들은 방구석 지적질만 하는 당신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입니다.)

왜 그는 실행하는거 하나도 없이 입으로만 깎아먹을까? 

 

 

 

 


우리 가족은 조금씩일지 모르지만 성장하고 있다.

내적으로도 느껴지고 외적으로도 조금씩 결실을 얻는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진짜 왜 아직도 이 인연을 이어가는지 모르겠다.
이분도 처음부터 이렇게 밉상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점점 사람이 과거 어느 한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비판 비난만 하는 사람이 된것같다. 

만나는 사람의 수준을 높일 때가 온것같다.
에너지뱀파이어는 끊는게 답.
아직 이런 말들에 흔들리고 화가 나는게 내가 소인배라는 증거겠지만, 

에너지뱀파이어를 눈치챘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나아졌단 증거 아닐까? 

남편에게 하소연 한번 하고, 글로 썼으니 이 사람에 대한 화풀이는 끝!
다시 건강한 에너지를 끌어와야겠다. 

요즘 들어 느끼는건데 글쓰는거 진짜 좋다.
나만의 대나무숲이 생긴 것 같아 속이 시원하고, 부글부글 끓는 내 화난 감정이 정제가 된다.
단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제 감정 가득한 글 말고 통찰의 글을 더 많이 썼으면 한다.
그런 날도 오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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